언젠가 네이트온 대화명을 보고 물었다.
"사랑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게 아니지 않나요? ㅋㅋ"
갑작스러운 딴지 걸기냐며 웃던 그는 노래 가사를 적어주기 시작했다.
♬ 사랑없는 마음에 사랑을 주러 왔던 너~ 너의 작은 가슴 음음 그러나 큰 마음 ♩♪
해바라기의 노래라고는 <사랑으로> 밖에 몰랐던 나는 그렇구나..하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더이상의 딴지를 걸지 않았고, 시간은 흘러 또 어느날 네이트온 대화명을 보고는 노래를 찾아보기로 했다. '해바라기 + 사랑은 언제나 그자리에'라는 검색어를 가지고 말이다.
그런데 그가 적어줬던 노래 가사 부분이 없는 거다. 또 그러면 해바라기의 노래가 아닐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그쪽으로 검색을 시작했지만 허탕, 구글에 저 노래가사를 주욱 쓰고 Enter키를 누르자마자 뜬 제목은 <갈 수 없는 나라>였다. 다음 순서는 <갈 수 없는 나라>의 가사 찾기. 어라, '갈 수 없는 나라'라는 검색어는 조해일님의 소설에 대한 결과부터 보여주었다. 사실, 해바라기의 <갈 수 없는 나라>는 동명 소설을 쓴 조해일님이 작사를 하셨다고 하고 그 멤버가 몇번 바뀌면서도 해바라기의 정체성을 담당하는 이주호님의 작곡이라고 한다.
<해바라기>의 분위기와는 다소 다른 노래이고 가사도 왠지 허무함이 있달까 싶은 노래다. 내게 사랑을 준 너가 가버리고 나는 갈 수 없는 이상향의 이야기 아닌가 말이다. 그런 노래 가사를 대화명으로 한 그는 어떤 마음이었을지 궁금한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