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지난 주 내내 잠이 부족했었는지 오늘은 하루종일 자다깨다를 반복 했습니다. 또 한번 자다 깼더니 열두시가 지나 스승의 날이 끝나 있네요. 오후에는 보려고 예매해둔 공연도 있었는데 자느라 못 갔구요. 문득 쓴 웃음이 납니다. 내 학창 시절에는 스승의 날이 마치 환경 미화 검사의 날 같았었습니다. 열심히 청소도 하고 교실을 나름의 아이디어로 이쁘게 꾸며서 선생님께 검사받는 환경 미화처럼, 스승의 날도 잘 준비해서 검사를 받아야 하는 날처럼 생각이 되었단 말이지요. 그러나 딱 다섯 번, 스승의 날을 마치 생일파티처럼 즐겼던 때가 있었습니다. 돈을 모으고, 어떤 반응을 보이실까 두근두근 기대를 하면서 선물을 고르고, 남은 돈으로는 반포 지하상가에 가서 꽃바구니를 골라들고 다음 날 교수님께서 출근하시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게 벌써 몇해 전의 일이라는 것을 알고 조금 허탈한 기분이 들었네요. 내일은 기운내서 아침에 나가 카네이션을 사러 가야겠습니다.
생화 대신 카메라에 들어온 것은 휴대폰 장신구.. Always thank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