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힘들고 외로울 때 나를 일으켜세워준 건,
그러면서 또 나를 힘들게 외롭게 쓰러뜨린 건,
언제나 사람이었다.
사람에게 기대하는 것을 포기하려 할 때마다
그 기대를 완전히 거둘 수 없게 한 건
언제나 사랑이었다.
내 사랑이 어디에서 시작해서 어디로 가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사람이 서있는 옆에 사랑이 있는 걸 볼 뿐이다.
내 사랑이 내 사람 안에 있는 것을 느낄 뿐이다.
2004년 12월 27일 새벽에 쓴 글입니다. 지금도 이 글에 동의하며 살고 있지만 아무래도 이때만큼의 서러움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 무렵에는 뭐가 그리도 서러웠는지 사랑도 사람도 놓을 수가 없어서 힘들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제 자신이 그런 감정에서 초탈해서 살고 있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여전히 나는 서러움과 마주하며 살고 있지만 적어도 이제는 눈을 피하지 않을 정도의 용기는 생겼습니다.